부산 금정산
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하였다.
벌써 오월 중순이 지나고 있다. 봄의 기운은 사라지고 여름의 기운이 느껴진다. 반팔 차림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김밥에 소주를 한잔 하니 어제 먹었던 술기운이 사라진다. 버스는 빠르게 움직였다. 오전 10시경 범어사 입구에 도착하였다.
오늘 산행은 범어사 – 북문 – 정상(고당봉 802m) - 장군봉 – 갑오봉9720m) - 범어사 10km 4시간 45분 걸렸다.
범어사 일주문을 지나 원효암으로 향했다. 계곡의 물소리가 맑다. 커다란 바위들 사이로 물이 흐르고 나무들이 푸르게 자라고 있다. 숲은 건강하게 보였다. 빽빽하게 자란 나무들은 빛을 사라지게 하였다. 초록빛에 눈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원효암 가는 길 목교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금정산은 지질공원으로 작은 돌에서 큰 바위까지 산 전체로 이어진다. 그래서 바위들을 피해 길을 걷다보니 산행 속도가 더디다. 북문까지 작은 계단도 밟으며 가볍게 올라간다. 그리고 잣나무 숲길을 지나 산성 위 북문이 보였다.
길게 이어지는 산성을 배경삼아 사진을 남기고 고당봉으로 향했다. 정상까지는 800m 계단을 밟고 빠르게 상승한다. 금정산에는 샘터가 많다. 북문에서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정상 아래 이곳 금샘을 만났다. 그리고 장군봉 가는 길목에 힘차게 뿜어대는 샘물에 목을 축였다.
정상가는 길은 하늘 길처럼 가파랗다. 단숨에 올라보니 거대한 바위와 마주한다. 금강산으로부터 내려왔듯이 눈부시게 하얗다. 정상부 표지석에 금정산 고당봉 801.5m가 새겨있다. 부산과 양산 시내가 낙동강을 건너 펼쳐진다.
정상에서 철계단을 내려와 잣나무 숲에서 점심을 먹었다. 바람도 잦아 아늑한 분위기에 처음 만난 이들과 술잔을 나누고 각자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었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자리를 치우고 장군봉으로 향했다.
장군봉 가는 길은 오솔길을 걷는 듯 능선을 타고 빠르게 내려간다. 신갈나무 푸른 잎들이 바람에 산들거린다. 잦나무 숲도 지나고 빠르게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불안하다. 또다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이 길을 되돌아 올 경우 내려왔던 만큼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부담감은 다행이 없었다. 장군봉 700m를 남겨두고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지난 비로 자갈이 굴러다녔다. 조금 오르자 고산지대의 풍경으로 바뀌고 갑오봉으로 이어지는 초원이 펼쳐진다. 철쭉도 피고 붉은병꽃도 피었다.
좁은 바위틈을 비집고 오르니 좁은 암반지대에 표지석이 보인다. 734.5m 인증사진을 남기고 내려와 감오봉으로 향했다.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을 바라보니 막혔던 기운이 확 펼쳐진다. 갑오봉 돌무지에 ‘에고 욕받심더’ 라는 문구에 모두 웃게 만든다.
이제부터 범어사까지 수직 하강 한다. 숲은 물을 머금어 미끄럽다. 바위도 나무뿌리도 조심스럽다. 숲 지면에는 그늘사초가 펼쳐져 포근함이 느껴진다. 진초록으로 변해가는 숲을 빠져나와 범어사로 내려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