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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오징어불고기와 황태구이를 먹으며 각종막걸리를 섭렵하였다. 좁쌀 메밀 곤드레 옥수수 막걸리에 취해 대관령 삼양목장(삼양라우드힐)으로 향했다.
아주 오래전 이른 봄 잔설이 남아있을 때 왔었지만 기억은 사람들이 개미 때처럼 줄을 지어 전망망대에 오르며 양들에게 먹이주기 등 체험하며 풍력발전 단지 가까이 사진을 담았던 기억이 있다. 오늘은 주차장도 썰렁하고 목장도 허허했다. 매표를 하고 육중한 버스는 힘들게 전망대로 향했다. 버스가 산중턱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눈 덮인 설원은 볼 수 없었다. 다만 서향의 그늘진 언덕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여행은 자연의 시간을 선택받는 자의 몫이다. 자연의 시간을 우리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슈퍼컴퓨터가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여도 맞지 않는 날이 많고 많다. 그래서 구라청이라는 빈정거림에도 이제는 익숙하다. 올 겨울 춥고 눈이 많은 거라는 예보는 춥기는커녕 눈도 내리지 않았다. 단 하루였다. 그러니 우리의 설경투어가 그러했다.
전망대에서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삼양목장 풍력단지를 배경삼아 사진을 담고 바람의 언덕(1150m)을 따라 내려가 숲속의 여유길을 따라 내려왔다. 푸석푸석한 길은 몽골의 거친 초원을 걷는 기분이다. 어느 정도 내려오니 응달진 곳에 눈이 쌓였다. 누군가 눈뭉치를 격하게 던지며 눈싸움이 시작되어 윗동네 아랫동네 패싸움으로 그리고 돌아가며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눈밭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그 길은 짧게 마무리하고 버스로 이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