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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복산

by 허허도사 2019.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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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9.

 

마복산

 

고흥 포두면 바닷가에 위치한다.

 

말이 엎드려 있는 형상의 마복산(538.5m)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바닷가에서 우뚝솟아 제법 험하다. 암릉구간이 많아 금강 설악을 닮아 소금강(개골산)이라고도 한다. 마복산전망대에서 다도해를 바라보는 전경이 또한 아름답다.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안가는 바다색에 조그만 섬들이 떠있는 풍경과 해창만 간척지의 황금 들녘이 대조적이다. 가까이 내륙쪽으로 천등산과 바다쪽으로 팔영산이 있다.

 

오늘은 한글날이다. 몽매한 과거정권이 우리말의 중요성을 무시한 처사로 기념일 마져 없애버렸다. 이제 다시 회복되어 다행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및 건물들은 여전히 외국어를 남발하고 있다. 공공성이 떨어지는 단어를 쓰면서까지 행정을 이어간다. 아마 세계화를 외쳤던 과거 정책탓이겠다. 지금은 오직 영어로만 쓰고 있다. 나도 알지 못하겠는대 일반 시민들은 어찌 알겠는가. 국가에서 법으로 한글표기 우선으로 제정을 해야 할 듯 하다.

 

블로그를 보니 724일 달마고도 산행이후 산에 오르지 않았다. 벌써 2개월이 넘었다. 계절이 바뀌었지만 느끼지 못하고 지내온 것 같다. 주변을 산행하다보니 지리산, 무등산 자락이였다. 지난번 달마산과 비슷한 바닷가 지역을 택하여 마복산으로 정했다. 마복산은 단풍이 절정일 때 아름답다. 암릉사이 붉고 노란색이 겹칠때일 것이다. 등산로는 내산마을(주차장)과 목재문체험장에서 출발한다. 정상을 거처 해재를 거쳐 능선을 타고 임도나 새로생긴 둘레길로 돌아오는 경로를 이용한다. 지금까지 마복사에서 정상을 거쳐 해제에서 임도를 타고 회귀하는 구간을 이용하였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주차장에서 출발하였다. 마복산 이번이 네 번째 산행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임도를 따라 마복사까지 올라간다. 중간에 향로봉 이정표가 있어 경유하기로 하였다. 향로봉하면 설악산, 덕유산 등 이름있는 명산들이 가지고있는 아름다운 곳으로 상상하였다. 하지만 이곳은 해발 500고지의 산으로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궁금하였다. 임도에서 800m 거리다. 차가 지날 넉넉한 길로 경사가 제법 되어보인다. 한참을 올라가니 확트인 장소가 보인다. 무덤이였다. 향로봉 50m 이정표가 보여 향로봉까지 한걸음에 올라간다. 큰바위들이 뭉쳐있으며 데크로 설치된 계단을 오르니 온통바위 투성이다. 봉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집채만한 넓적바위가 평상처럼 펼쳐저있으며 뒤로 마복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젔다. 바위에는 문인화에 나올법한 소나무가 낮게 자라고 있다. 북쪽 바위틈엔 노간주나무가 솟아있으며 뒤로 해창뜰이 노핳게 빛을 바라고 있다.

향로봉을 끝으로 등산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데크를 내려오니 길이보인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로 생각하고 걸었다. 길은 내리막길이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꼬리표도 반대방향이다. 길이 잘못들었음을 느꼈을 때 내산마을 입구까지 내려온 후였다. 향로봉에서 다시 임도로 되돌아가야 했는데 이정표가 떨어져 나가 내산마을까지 내려온 것이다. 그 길이 1km가 넘었다.

 

다시 임도로 되돌아와 마복사로 향했다. 콘크리트 포장 임도길을 따라 걷는다 길섶에는 구절초와 고들빼기가 한창이다. 구절초는 흰색꽃을 피지만 간간히 분홍색꽃도 보였다. 몇 굽이를 돌아서니 조림구간이 나왔다. 멀정한 숲을 헤치고 후박나무 인지 황칠나무인지를 심은 듯보였다. 하지만 다 고사한 듯 잎조차 보이지 않았다.

 

왼쪽 숲으로 이정표가 보인다. 마복산 정산 2km 그 길을 따랐다. 숲을로 들어서니 지난 태풍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바닥은 폭우로 휩슬려 흙이 패이고 떨어진 나뭇잎으로 어지럽게 변했다. 조금 지나자 목재체험장이정표가 보였다. 그때 길을 잘못 들었음을 느꼈다. 마복사에서 암릉을 타고 정상을 돌아 해제로 내려올 계획이였으나 마복산 중부능선을 타고 정산을 올라가는 길로 들어선 것이다. 이길은 동쪽사면으로 휘감아 오른다. 잡목들이 어지럽게 자라고 있으며 바닥에는 마른 낙옆들이 바스락거린다. 마곡사쪽 둥글게 마모된 바뒤들과 달리 거칠고 잘게 부서진 돌들이 바닥에 뒤엉켜있다.

 

내산마을 까지 내려가 다시 오르는 통에 다리에 피로감이 느껴졌다. 한참을 돌아 해창만 방조제가 보이는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해창만방조제를 기점으로 좌측으로 노랗게 물든 들판과 우측으로 바다가 갈린다. 조그만섬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가을 파란하늘과 바다색이 합쳐져 구분하기 어렵다.

 

이제 정상까지 1km 남았다. 능선을 타고 오른다. 조그만 암벽을 타고 오르니 소사나무숲이 끝없이 펼쳐진다. 빽빽하다. 같은 모습으로 한쪽방향으로 기울인체 자라고 있다. 바위틈에 닭의장풀이 유난히 눈에띈다. 진한 보라색꽃에 노란 수술 잎은 녹아내리고 꽃만보인다. 구절초도 하늘을 향해 하늘거린다. 뒤쪽 바다를 배경으로 정상이 다가갈수록 길은 험해진다. 깍아지는 바위에 안전을 위해 설치된 난간이 위태로와 보인다. 그렇게 조금씩 올라가니 들판과 섬들은 멀어졌고 하늘이 가까워졌다. 정상이거니 이정표를 보니 겨우 300m올랐다. 마복산둘레길과 마복산정상 마복사 갈림길이다. 마복산둘레길로 가자고 했더니 월하정인 죽고싶냐고 한마디로 끝낸다.

 

정상으로 향했다. 바로 앞으로 정상상처럼 보이는 봉이 보인다. 조금 내려와 한참을 올라갔다. 이번에도 정상이 아니였다. 아직도 200m 남았단다. 마복산이 처음이 아닌데도 기억과 좀처럼 맞지 않는다. 계절이 바뀌어 그러겠지 하겠지만 갈수록 심해진다. 마지막 정상으로 올라간다. 멀리 눈에 익숙한 돌탑이 보인다. 정상 봉수대다. 무너진 봉수대는 전망대로 바뀌어 바다위 섬들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있다. 아래를 보니 정상표지석이 남쪽방햐으로 서있다. 그래서 아래로 내려가 인증사진을 남겼다.

 

포두 앞바다에서 나로도까지 조망된다. 나로도에는 봉래산이 있다. 봉래산에는 미색물봉선과 개쪽도리풀이 가득하다. 한번은 더 가겠지 그러나 멀어서 좀처럼 가게 되질않는다. 그래봤자 순천에서 한시간 거리다. 멀게 느껴질 뿐이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되돌아가야만 했다. 암릉 능선을 볼 수 있는 마복사쪽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다리가 풀렸는지 조그만 돌부리에도 걸거친다. 마복산 바위는 거칠지 않다. 다른 바위산들처럼 거칠게 솟아오르거나 주상절리처럼 깍아지듯 서있지 않고 시루떡처럼 공깃돌처럼 둥글둥글하다. 하늘에서 뚝뚝 떨어져 포갠 듯하다. 스핑크스, 거북바위라고 알림판이 있으나 전혀 닮지않아 눈에 거슬렸다. 너럭바위에 앉아 암릉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바라보니 미륵불이 서있는 듯 하다. 아니 그렇게 닮았으면 하는 듯 바라보았다. 관모만 올렸어도 미륵불이라 하겠다. 그리고 그옆 평평한 바위에는 미륵불을 조각해 놓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참을 내려와 공깃돌처럼 생긴 바위가 올려져있다. 흔들바위도 아니고 조금만 밀면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둥글게 생긴 바윗돌이였다. 또한 바위틈에는 소나무가 멋지게 자라고 있다. 단풍이 들었다면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겠다.

 

마복사까지는 단거리다. 또한 내리막길이여서 더욱 짧게 느껴진다. 마복사는 절이라기보다는 요사체분위기다. 불상이나 그 흔한 석탑도 보이지 않는다. 개짖는 소리에 내려오니 임도길이다. 지루한 임도길을 따라 내려가다 가을 꽃을 찾았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만 보였다. 물기가 많은 곳에 오이풀이 철지나 피고있어 사진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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