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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뫼길

제주

by 허허도사 202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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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5~17.
다시 제주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익숙한 풍경이다. 무지개 해안도로를 한 달 전에 걸었는데 오늘 또 걷는다. 한 달 사이 계절은 바뀌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바다는 검은 현무암이 차갑게 느껴진다. 무겁게. 노두봉을 올라 한라산을 바라본다. 그때고 오늘도 완만하게 내려온다. 공항에는 분 단위로 비행기가 오르고 내려앉는다. 단체여행은 내가 원하는 대로 갈 수 없다. 가이드가 원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 그 시간은 길지도 않고 짧다.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없다. 이번 일정이 그랬다. 많게는 올해만 3번째 방문하는 곳도 있었다.


다음으로 바로 지척에 있는 이호태우 해변이다. 올레길의 상징인 말의 형상으로 등대다 빨간색과 하얀색을 하며 방파제 끝에 마주하고 있다. 우루루 달려가 사진을 찍고 돌아와 차량에 탑승한다. 늦으면 괜히 고개를 숙여야 한다.


점심으로 갈치조림을 먹고 9.81테마파크로 향한다. 중산간으로 이동하면서 오름들이 솟아있다. 9.81은 중력가속도다. 무동역 카트로 트랙을 타고 내려온다. 3개의 트랙은 난이도 차이가 있다고 하나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1분에서 1분 40초 사이로 최고속도 30~40km/h를 달린다. 그 기록은 영상으로 촬영되어 기록으로 전송되어 저장할 수 있다. 체험전 이용 방법 등을 안내받고 또한 트랙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트랙이 조금 길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비가 내린다. 그래도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애월 한담길을 걸었다. 2월에 그리고 5월에 또한 오늘까지 3번째다. 그래도 걸었다.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보지 않을까 하여 하지만 검은 현무암에 마른 풀들이 반기고 있었다.


중산간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올해만 10번을 넘게 지나간다. 이제 지명들이 익숙하게 변했다. 다시 새별오름을 오른다. 한 달 전 은빛 억새는 다 날아가고 잿빛 하늘 아래 칙칙하다. 멀리 한라산에 구름이 걷히자 허옇다.


빗방울이 떨어졌다. 차창은 흐릿하게 변해 닦아도 이내 물방울이 맺힌다. 오늘 주요 일정은 승마 체험이다. 하지만 비로 취소하고 마상쇼를 관람하였다. 들은 조랑말로 세계를 제패한 징기스칸의 후예들이다. 주제는 광개토대왕이다. 공연 시간은 1시간 내외다. 말 위에서 두 발로 서며 곡예를 하고 활도 쏜다. 인상적인 것은 말들도 연기를 한다. 쓰러져 죽은 척한다. 능청스럽게.


비가 바람에 썩여 흩날린다. 송악산 둘레길이 포함되었으나 우천으로 족욕을 하고 중문으로 향했다. 비가 와도 이곳은 걸여야 한단다. 5년전 제주환상자전거도로를 일주할 때 걸었다. 변환 것은 데크길이 조성되었다. 짧은 만남은 비바람으로 서둘러야 했다. 거센 바람은 우산을 뒤집혔고 모자까지 날려 보낸다.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에 파도가 연신 때리는 광경에 서둘러 버스로 되돌아왔다. 모든 일정이 엉망이 되었다. 저녁에 흑돼지구이로 만찬을 즐겼다.


마지막 날도 비가 그치지 않았다. 스카이워터쇼 공연을 관람하였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이들이 서커스를 하였다. 줄타기, 마임쇼, 접시돌리기, 줄에 매달려 연인이 애절하게 춤을 추고 마지막으로 워터쇼로 다이빙을 하였다. 관람 시간은 50분 정도였다. 옆에 호응이 좋은 분이 앉아 서라운드로 관람하였다. 마지막으로 함덕해변을 걸었다. 매서운 바람에 기온이 떨어져 서둘러 마쳤다.


그리고 공항으로 향했다. 대설경보 와 풍랑경보 알림 문자가 계속해서 도착한다. 수속을 마치고 순조로울 것 같은 출발은 기상 악화로 지연되고 있었다. 12:40분 충주행은 한 시간이 지연되어 출항하고 여수행 비행기도 결국 1시간이 지연되었다. 순천에 도착하니 비는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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