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계룡산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항상 설래임을 갖는다.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동학사 주차장으로 향했다. 순천에서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순천완주고속도로 하행선 차량은 정체가 심했다. 순천으로 아니면 여수로 향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다행히 상행선은 한산하였다. 아직 단풍철이 일러서 일 것이다.
계룡산에 가까워지자 화려한 펜션과 카페가 드리고 식당들이 주차장을 주변으로 가득하다. 계곡 주변으로 이어지는 식당에서 어서 오라 손짓을 한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오후 1시에 동학사로 향했다.
동학계곡은 바닥이 투명하게 보인다. 깊지는 않았지만 청정 그 차체로 맑고 투명했다.
동학사는 갑사로 가는 길에서 아름답게 묘사되어 언젠가는 한번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천년고찰이라는 기대 속에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풍경은 숲속 깊은 곳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조경이 아름다운 문수암 옆 청기와로 꾸며진 길상암이 연이어졌으며 거대한 콘크리트 전각으로 미타암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대웅전 올라가는 길이 절 구경의 끝이다. 허무하였다. 고태미가 흐르는 전각을 기대하였지만 보이는 것은 없었다. 승가대학을 문을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였다. 문화재 관람료가 무색하였다.
오늘 산행은 계룡산국립공원주차장 - 동학사 – 은선폭포 – 관음봉고개 – 관음봉 – 삼불봉 – 삼불봉고개 – 남매탑 – 계룡산국립공원주차장 10km 원점산행이다.
동학사에서 시작된 산행은 수많은 계단이다. 첫 번째 마주한 계단은 584개의 수가 표기되어있다. 이것으로 끝인가 했더니 은선폭포에서 잠시 멈췄던 길은 다시 관음봉 고갯길에서 깔딱대고 있다. 내려오는 이도 올라가는 이도 가파른 계단 길에 고행의 시간을 느끼게 하였다. 그러나 끝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서로를 위로하듯 다독거리다 올라서면 파란 하늘과 맞이한 파노라마 같은 풍광을 맞이하게 된다. 관음봉에서 내려다보는 계룡산은 돌산이다. 험하게 생긴 봉오리들 아래로 황금빛 들녘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아파트가 들어선 대전 시내가 교차 되어 들어온다.
다시 삼불봉으로 향했다. 아찔한 철계단이 끝없이 펼쳐진다. 아래서 비명인지 환호성인지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린다. 삼불봉에서 올라왔건 계단을 피할 수 없었다. 어느 쪽이 편한 길인지 의미조차 없다.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바위 위를 스치듯 지나간다. 바위틈에 자란 소나무들이 잘 다듬어진 분재처럼 자라고 있다. 건너편에서 마주한 이들이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보며 허탈해한다. 되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삼불봉까지 계단을 밟고 올라왔을 것이다. 그나마 우리는 반대로 걷고 있으니 그 기분을 이해할 만하다.
삼불봉까지는 몇 개의 계단을 더 올라야 했다. 이제 계단이 보여도 놀랍지도 않다.
삼불봉에서 삼불봉고개를 기나긴 돌계단을 밟고 내려온다. 그리고 남매탑과 마주한다.
산을 등지고 있는 계곡은 어둑하다. 깊은 숲속에서 느끼는 어둑함을 길을 재촉하게 한다. 어서 환한 빛이 나오기를 바라며 한참을 내려가니 계곡물 소리가 들리고 힘겹게 내려가고 있는 이들과 마주한다. 아빠 손을 잡고 축 처진 어린아이 부축을 받으며 한발 한발 힘겹게 내려가는 여인들 아직도 1km가 남았는데 언제 갈까 걱정이 되었다.
우리는 짙어진 어둠을 피해 동학사로 내려왔다. 계곡물은 여전히 투명하였다. 상가에는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으며 여전히 호객하는 소리를 피해 주차장으로 향했다.
계룡산에는 과연 도를 닦던 도사들이 많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