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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시골집

by 허허도사 2018.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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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5.

시골집

 

오랜만에 윤찬이를 데리고 주암집에 들어왔다.

고추를 다듬기 위해서, 아니 고3이 공부는 안하고 침대와 한몸이되어 핸드폰만 만지작거린다. 지난주에는 우리부부가 없는 틈에 친구들 서너명이 와서 먹고 자고 했나보다. 막상 친구들이 들어와 먹고 자고 하니 내심 귀찮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주 아니 다시는 집으로 초대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금요일 저녁 유연근무제를 신청하여 1시간 일찍 출발 주암집에 도착하여 복만이네 치킨과 전어를 석쇠에 구어 먹었습니다. 후라이팬에 구워먹는 것 보다 확실이 맛이 좋았는데 아침이 되어 가스레인지를 보니 기름이 흥건하여 바닥까지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냄새는 쉽게 가시지 않아 두 번 다시 실내에서 전어굽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복만이네치킨

주암면 소재지 광천에는 복만이네 치킨집이 있습니다. 이름이 눈에 뛰어 궁금함을 못 참는 월하정인 먹어보고 싶다고 출발하면서 전화로 주문을 하였습니다. 주암집에 도착 열어보니 프랜차이즈가 아닌 깻잎이 들어있는 반죽으로 바싹하게 튀겨진 모습이 깔끔하였습니다. 맛은 잡내가 없고 맛이 담백하였습니다. 다음에 자세하게 후기를 올리겠습니다.

 

토요일 아침 안개가 자욱합니다. 비가 그친 듯 하여 마당에서 땔감으로 얻어온 목재 빠렛트를 해체 합니다. 지난주 망치로 분해하여 못을 제거하였는데 손목 팔등이 아파 아직까지 휴유증이 있어 오늘은 전기톱으로 잘랐습니다. 이것도 쉽게 되지 않아 힘들게 몇판을 해체하는 순간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어제 집에서 나올 때 등산을 가자고 하니 고추를 다듬어야 한다며 아랫마을까지 걷자고 합니다. 그리고 고3의 저질 체력에 등산을 무리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산을 들고 아랫마을 로 향합니다. 참고로 아랫마을까지 4km입니다.

 

용두마을을 벗어나니 바닥은 적당이 젖어있습니다. 장화를 신고 코크리트 바닥으로 포장된 길을 걸으니 터벅터벅 소리가 납니다. 벼는 고새를 숙이고 노랗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윤찬이는 노란비옷을 입고 덩실덩실 내려갑니다. 아랫마을까지 줄곧 내리막 길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갑니다. 월하정인과 윤찬이는 저만치 앞서가고 나는 주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천천히 내려갑니다.

국사동에서 나온 차량한대가 멈춰서면서 이동네 주민인줄 모르고 가는 길까지 태워주신다고 하길래 산책중이라고 말하니 멀리 가버립니다.

 

길가에는 물봉선이 한창이며 무릇, 마타리, 쑥부쟁이, 누린내풀, 늦은 칡꽃이 눈에 뜁니다. 밭에는 김장할 배추모종이 손바닥 만큼 자라고 있습니다. 고추는 긴가뭄 끝에 계속되는 비로 다시 활기를 띄며 풍성하게 달려있습니다.

한참을 내려오니 길을 덮어버릴 만큼 자란 느티나무가 나타납니다. 연이틀 내린 비로 계곡물은 깨끗하게 씻기여 물고기들이 힘차게 돌아다닙니다.

올해는 비가오지 않은 바람에 물놀이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물이 적당히 차니 추워서 구경만하게 되었습니다. 비는 그칠줄 모르고 이슬비로 바뀌어 내리다 말다 반복을 합니다. 먼하늘은 하늘이 보이기도 하지만 북쪽하늘은 시커먼 구름이 잔뜩 모여있습니다.

 

강정거리를 지나자 월하정인 투덜거립니다. 물한통 준비도 안하고 먹거리도 없다고 이제 아랫마을도 다 왔는데 어떻게 되돌아 가냐며 궁시렁됩니다.

 

그렇게 두시간에 걸쳐 아랫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용오름계곡에는 날이 다르게 변해갑니다. 올해는 주차장이 조성되었고 재미난 표지판도 세워놓았습니다. 견우직녀사슬걸이 오작교난간 사랑자물쇠 채우기, 행운목 할아버지당산 등. 계곡에는 수령 500년된 당산나무인 느티나무와 왕버들 등 계곡을 둘러싸고 있어 여름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이제는 올라가야 합니다. 되돌아 왔던 곳을 올라서는데 월하정인 먹을 것도 준비하지 않고 왔다고 투덜, 윤찬이는 덥고 힘들다며 투덜 그렇게 터벅터벅 돌아오니 4시가 다되어갑니다.

 

윤찬이는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여 숯불을 피우고 삼겹살과 전어, 대하구이로 오늘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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