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길

순천만

허허도사 2019. 8. 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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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18.

 

순천만

 

어제 주암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잔디를 깎고 풀을 멨다.

그 양이 작은 무덤만큼 나왔다.

지난 태풍 비가와서 풀들이 무성하게 자랐었다.

포도덩쿨 아래 곰취는 잎이 호박덩이처럼 크게 자라 뱀나올 것 같아 모조리 베어버렸다. 번식력이 왕성한 놈들이다 보니 관리가 어렵다. 풀을 메자니 하루가 부족하고 시멘트로 포장하려니 그건 아닌 것 같고 어렵다. 몇 달만 지나면 풀들은 시들고 말겠지만 말이다.

사과나무는 올해도 따 먹기 힘들겠다. 농약을 하지 않으니 잎 들은 말라비틀어지고 사과는 점박이가 되었다. 그나마 성한 것은 물까치가 파먹고 있다.

그날 밤 이곳에만 소나기가 내렸다. 천둥소리는 없었지만 우레와 같이 내렸다. 순천에 전화하니 멀쩡하단다.

 

다음날 스피커를 점검하고 순천으로 나왔다. 다행이 1조는 우퍼한개와 네트워크가 먹통이다.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겠다. 그나마 30kg이 넘는 두 개의 스피커는 정상이다. 한 개는 19십만원 또하나는 6백만원 이란다. 내부를 스팩을 보니 그렇게까지 좋은 구성은 아닌데 조금 심했다.

집안정리를 하고 오후 3시경에 순천으로 돌아왔다.

 

오후 4시가 조금 넘는 시간 자전거를 탔다.

순천만을 향해 오늘은 와온해변으로 달렸다.

바람이 약간 불어오는 날씨로 햇볕은 따가왔다. 썬그라스가 필요 했다.

국가정원을 지나 해룡천을 따라간다.

해룡천은 녹조로 가득하다. 언제나 깨끗하게 변할지 의문이 든다.

 

제방을 따라 선학마을까지 달린다. 양미역취가 서서히 올라온다. 환경단체 등 일부는 생태교란 식물로 제거해야 한다지만 그냥 나두어도 괜찮아 보인다. 양미역취가 노랗게 꽃대를 올리면 이국적이다. 어린시절 이길을 달릴때 논란도 없이 보기는 좋았다.

 

송잠마을을 지나 언덕배기를 지나 와온으로 향했다. 소공원에는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이들로 꽉 찼다. 사람들 취향이 모두 달라 그나마 다행이다. 누구는 좁은 계곡에 누구는 땡볕 잔디밭에... 바다는 갯벌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으며 뜨거운 태양아래 흰 소금을 올려대고 있다. 흑백세상처럼 보인다.

와온마을은 진행중이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찻집도 들어섰다.

 

오늘은 늦은 시간이라 맞은 편 상봉리 해안도로까지 가보려고 한다. 해안가는 난개발이다. 바다가 보이는 곳은 땅을 파헤쳐 옹벽을 쌓아 올렸다. 조만간에 팬션과 까페가 들어서겠지..

강아지풀이 가을이 시작됨을 알리는 듯 역광에 솜털을 반짝인다.

전에 없던 바지선들이 해안가에 즐비하다. 고막채취 하는 배도 보이고 어촌개발이 시작되는가 봅니다.

도로는 미완성도로로 끝이나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초행길로 드라이브차 들어온 차들이 헛걸음하는 경루가 많다.

돌아가는 길은 와온을 거쳐 노월 마을을 지나 남도삼백리길을 달린다.

칠면초가 붉게 물들고 있다. 삼각대를 세우고 갯벌 풍경을 담는 사진사들을 만났다.

나도 손바닥만한 카메라로 칠면초를 담았다.

그리고 순천만 바닷길을 보기위해 용산전망대에 올랐다.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이들이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다.

아직 해가 떨어지려면 30여분은 기다려야 한다.

구름이 없어 해넘이는 보겠지만 붉게 물들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냥 내려갈까 생각하다. 기다리는 이들을 보며 같이 기다렸다. 해는 순식간에 지면으로 사라졌지만 붉은 노을은 보지 못했다.

용산전망대에 내려와 다시 길을 이어가니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국가정원을 지나자 라이트를 켜고 집에 돌아오니 8시가 넘었다. 월하정인 집에서 쉬지 늦은 시간 자전거를 타고 싶냐고 한소리 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