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 선암사

허허도사 2020. 3. 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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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2.

 

선암사

 

군입대를 위한 윤찬이 체력단련

올해부터 순천시민에 한해 입장료가 무료다. 오늘은 선암사보다 조계산을 오르려고 한다. 보리밥집이 목적지다. 주차장에서 선암사까지 1km 그리고 최단거리로 큰굴목재로 올라갔다. 월하정인이 앞장섰다. 승탑밭을 지나자 길을 헤맨다. 이 길을 몇 번이고 오르내렸건만 오늘도 새롭단다.

 

편백숲을 지나자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이길은 돌이 깔린 길로 가파르게 계단을 밟으며 올라가야한다. 윤찬이는 갑자기 뒤처지더니 이내 멈추고 만다. 힘들 거다 겨울잠을 자던 곰처럼 집밖을 나서지 않기를 오래다. 컴퓨터 게임에 자리를 뜨지 않았다. 반복적인 생활이 1년을 넘었다. 1.6km의 짧은 길을 몇 번을 쉬었는지 모르겠다. 그 덕에 계곡물소리를 들었다. 걸을 때는 느끼지 못한 주변이 눈에 들어오며 작은 소리도 들린다. 바위틈에 흘러나온 물소리까지 숲을 지나가는 바람소리까지도 들린다.

봄꽃 올라온 것이 있냐고 월하정인이 묻는다. 얼레지가 꽃대가 올라오고 있다. 그리고 생강나무는 산수유 꽃 색만큼 노랗지는 않지만 제법 피었다.

얼레지
생강나무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나 큰굴목재에 도착한다. 숨을 고른 후 보리밥집을 향한다. 내리막길이라 윤찬이도 속력을 내고 평소에 가던 원조집을 찾았다. 보리밥집은 3곳이 있었다. 가장 크던 윗집(물레방아가 있는 집)은 문을 닫은지 오래되었고 원조집과 아랫집이 남았다. 요즘들어 원조집을 찾는다. 오늘은 문을 닫아 아랫집으로 들어섰다. 평일 늦은 오후라 우리식구 뿐이다. 밥과 파전을 주문하고 기다렸다. 운전을 위하여 막걸리는 주문하지 않았다. 채소와 나물반찬에 보리밥에 비볐다. 막걸리 없이 먹자니 많이 아쉬웠다.

보리밥집

되돌아가는 길은 흙길을 택하여 조금 돌아갔다. 윤찬이는 짧은 거리인 왔던 길을 되돌아가자고 하였지만 돌길에 무리가 갈까봐 작은굴목재를 거쳐 대각암쪽으로 내려왔다. 작은굴목재까지 약 1.5km를 올라가야 하지만 완만하여 오르는데 문제는 없었다. 굴목재에 도착하니 굴참나무 군락지대다. 매번 굴목재의 이름이 굴참나무가 많아서 생긴거라 생각이 든다.

 

이제 선암사까지 내리막 구간이다. 100여미터를 내려와 비로암쪽으로 들어서니 너덜지대가 나왔다. 월하정인 조계산에 너덜지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아니다 이길을 몇 번이고 지나쳤다. 비로암도 처음이라고 한다. 예전 비로암에서 스님과 차를 마시며 1시간 이상 머물렀다고 하니 기억에 없다고 한다. 공간감감이 많이 부족한건 알겠지만 조금 심했다. 그때 스님이 하던 말 중 마누라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말은 기억이 난다고 한다.

비로암

모든 기억을 저장할 수는 없다. 나의 경우 사물, 공간 기억은 오래 저장된다. 하지만 사람얼굴과 이름, 숫자 등은 1년 아니 며칠이 지나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래서 오해를 만이 산다. 모른척 한다고 뒤통수도 맞아봤다.

 

산길을 내려오니 지루하다고 한다. 계곡 쪽은 다양하게 볼거리가 있는데 이곳은 나무밖에 안 보인단다. 지루한 길을 따라 내려오니 어둑해진다. 대각암으로 내려와 언제 저런 곳이 있었지 하는 두툼한 입술에 주먹코를 하고 있는 마애불을 마주하고 선암사로 들어섰다.

빨간 장삼을 걸친 스님들이 법당 속으로 속속 들어간다. 저녁예불을 시작하는 가보다. 방해가 될 것 같아 일주문으로 향했다. 대웅전 옆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다. 선암매는 다른 지역 매화가 질 때 피었지만 올해는 빠른듯한 느낌이다. 다음 주면 만개하겠다. 매화꽃 사이로 스님이 지나가간다. 범종루를 내려갈쯤 스님 몇분이 대기하고 있다. 시계를 보니 오후5시가 넘었다. 법고를 치겠다싶어 기다렸다. 종루에는 대여명의 스님이 대기중이다. 30분이 되자 대웅전에서 종소리가 울리자 법고를 두들깁니다. 송광사나 쌍계사 법고는 한명이 울리지만 선암사 법고은 양쪽에서 번갈아가면 치댄다. 양쪽으로 세명의 고수가 바뀌자 운판이 울리고, 목어소리가 끝나자. 범종을 울린다. 범종소리는 삼인당을 지날때까지 울렸다. 범종은 몇 번을 치는지 묻는다. 33번 이유는 묻지 말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