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길

76km

by 허허도사 2020. 9. 28.
728x90

2020. 9. 19.

오랜만에 다리근육에 힘을 주었다.

자전거를 타고 순천을 탈출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남쪽은 여수나 별량으로 동쪽은 광양을 지난다. 서쪽은 보성, 화순으로 향한다. 북쪽은 구례, 곡성이다.

오늘은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300고지대의 재를 피해 청소골로 출발하였다. 멀리 돌아가지만 황전터널만 넘으면 오르막 구간은 거의 없다. 최근 장거리를 달리지 않았으며 체중이 늘어 조심스러웠다. NC백화점을 넘는 구간도 벅찼다. 백강로를 따라 지본삼거리에서 청소골로 향했다.

금평마을 앞을 지나는데 담비 한 마리가 덩실덩실 지나간다. 순간 귀한 녀석을 보고 사진 찍을 생각도 못하고 그 장면을 놓치고 말았다. 작년에도 송치재에서 두 마리가 지나가는 걸 먼발치에서 보았다.

날씨는 가을하늘이다. 하늘은 높고 높았다. 땀도 흐르지 않고 자전거 타기에는 딱 좋은 날씨다. 들판은 황금색으로 변하고 있으며 다행이 도벽피해도 없어 보인다. 수확 철이 이른 시기 산간마을은 조용했다. 닭구이로 한철을 지낸 산장들도 조용했다.

오르막 구간으로 한 시간을 달렸지만 14km 밖에 달리지 못했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 황전터널을 지나 황전으로 넘어가 삽재팔동길을 달렸다. 그리고 금평마을에서 남도삼백리길을 찾아 구례구역으로 향한다. 이 길은 황전천 뚝방길로 비포장 구간도 있다. 물위에는 겨울철새인 오리들이 찾아왔다. 물살이 빠르게 흐르는 곳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황전천 용문교를 지나자 자전거도로 표시로 파란선이 그어져 있다. 섬진강자전거길로 구례구역에서 동해마을까지 순천을 지나는 유일한 구간이다.

구례구역을 지나 구례교를 넘어 섬진강을 따라 올라간다. 지난 태풍때 입은 피해는 복구가 되었지만 아직도 곳곳에 흔적이 남아있다. 몇 년 사이 팬션 많이 늘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물속에서 견지낚시도 한창이다.

다무락마을을 지나니 처참하다. 그 많은 돌덩이들은 어떻게 흘러 내려왔는지 강가에는 돌무지 밭이 되었다. 섬진강으로 내려가는 도로는 부서지고 솟아나 당분간 복구는 힘들어 보인다.

압록유원지다.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보인다. 거리를 보니 40km가 넘었다. 이제 보성강자전거길을 달린다.

허기가 찾아와 잠시 쉬어간다. 편의점에서 맥주캔를 구입 자전거도로 위에서 보성강을 보며 시원하게 들이킨다. 좁아진 강물은 여울져 흰 포말을 일으키며 맑게 흐르고 있다. 바닥에 돌멩이도 훤히 비친다. 물고기가 튀고 자라가 숨을 쉰다.

길 위로 알밤 하나가 떨어진다. 다람쥐 밥이다. 강은 넓어졌다 좁아졌다를 반복하며 대곡나루터를 지나자 이번에는 수달이 놀고 있다. 수달은 동천에서도 많이 보이는 녀석이다.

수해피해로 길이 끊긴 곳도 있다. 석곡을 지나니 길가에 코스모스가 피었다. 이곳은 코스모스 축제도 한다. 올해는 코로나109로 어렵겠다. 아파트가 보인다. 면지역에도 아파트가 필요한가 보다. 60km가 넘으니 엉치도 아파온다. 맞은편으로 한쌍의 자전거가 지나간다. 이 길을 달리고 처음으로 만났다. 곡성을 벗어나 주암 광천까지는 지척이다.

보성강자전거길을 끝내고 22번국도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용오름 마을을 지나 집까지 올라가는 길은 지치고 지친다. 매번 쉬었던 강정거리에서 한번을 더 쉬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넘었다. 서둘러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월하정인이 올 때 까지 허기를 참았다.

 

 

'자전거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천만 자전거길  (0) 2020.11.01
48.8km  (0) 2020.10.26
칠게비빔밥  (0) 2020.08.27
81km  (0) 2020.08.03
용계산 임도길  (0) 2020.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