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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장담기

by 허허도사 2020.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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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 22.

 

장담기

 

장년에 메주를 잘못 골랐는지 아니면 소금 농도가 약했는지 장을 거르기도 전에 부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가장 비싼 메주를 골랐다.

밝은 색으로 곰팡이가 깨끗하게 핀 것으로 다른 제품에 비해 5천원이상 비쌌다.

그리고 됀장을 오랫동안 만들어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기업제품이기에 안심하고 구입하였다.

 

중요한 것은 소금물의 농도다 비중계가 있으면 정확하게 맞추겠지만 없다.

계란으로 눈대중 맞춰 소금물을 풀었다.

5년이상 간수를 뺀 소금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곱절이 더 들어갔다.

짜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하룻밤을 지세고 다음날 항아리에 메주를 담아 소금물을 채웠다.

그리고 나뭇가지로 고정하고 숯과 건고추를 넣어 마무리 한다.

혹시 몰라 소금 한주먹을 메주위에 뿌려두었다.

 

한달 후 장거르기를 할 것이다.

장거르기는 다시마를 넣고 한번 푹 끊인 것이 감칠맛이 더했다.

.........

 

오후 옆집 아주머니와 동네 산책을 나섰다.

이곳은 예전 곡성군 죽곡면과 화순군 동복면을 오가던 장터길이라고 한다.

그래서 해정구역 개편전 1982년까지 죽곡면에 속해있었다.

수십년이 흘렀지만 아직 그 길이 남아있다고 하여 따라 올랐다.

작년부터 수종개량 벌목을 하여 소나무로 가득했던 산이 벌거숭이가 되었다.

그 길을 따라 조금 오르자 예전에 다니던 길이 나왔다.

소한마리 지나갈 정도로 널찍하다. 그리고 능선에 다다르자 한동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왔다.

오늘은 한동산이 아닌 아랫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택하여 돌아왔다.

아주머니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셨다.

이웃들 이름을 이야기하며 사연들을 이어갔으나 그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십년을 넘기며 살았지만 이웃은 지나치며 인사하는 정도지 아직 이름을 알지 못하여 답답하였다.

고개의 이름이며 커다란 당산나무가 있던 곳 등 그리고 어릴적 넘나들던 고단했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죽곡에서 술한잔 거하게 취해 가마솥을 메고 넘어오다 굴러 아래 계곡에서 찾아야 했던 사연,

감이 귀하던 시설 국사동 대봉감을 머리에 이고 죽곡까지 재를 넘어 팔았던 기억,

삼베, 산죽다발을 역어 팔아야 했던 당시의 생활이 지금은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현재 마을주민과 용두선원 스님이 옛길을 복원하고 있다고 한다.

산이 깊어 호랑이가 살던 시설 밤이면 도깨비와 놀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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